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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팬픽의 커플링이 만약 McShep이었으면 지금쯤 상당히 유명한 팬픽이 되었을 텐데 너무 빠르게도 2시즌이 시작할 무렵인 2005년에 나오는 바람에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거 같다. 그 무렵이면 당연히 McShep이 초강세이고 ShepDex는 마이너로 부상할까 말까 할 때였다. 사실 지금도 마이너이고 팬픽 수도 많지 않지만. 그렇다보니 이 장편을 발견한 나로서는 다이아몬드 원석이라도 발견한 기분이었다. 게다가 현대물 AU라니. 이제 이 팬픽이 좋았던 점을 몇 가지 말해볼까 한다.


The Stargate Atlantis Publishing AU by [info]lalejandra

1. 많은 AU가 있지만 출판사 AU는 처음 본거 같다. (신문사 AU는 봤음) 작가님 블로그를 잠깐 구경하니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 같기도 하다. 아니면 그쪽에서 일하길 희망하는 분이던지. 글 속에 나오는 업계 분위기가 전문직 종사가 쓴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긴 그러니까 출판사 AU 겠지. 원래 업계사람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돈도 안되는' 팬픽을 쓰기 위해 세밀한 조사를 하는 작가 분들을 볼 때마다 늘 존경스럽다.

2. 이 팬픽은 크게 로넌의 시점과 존의 시점으로 나누어진다. 굳이 시점을 분리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어차피 그 얘기가 그 얘기라서), 이 팬픽은 서로 타인의 관계였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3. 로넌이 현대물 AU에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코난 더 바바리안' 혹은 '츄이' 같은 근육바보 캐릭터로 나오지 않는 경우는 더 드물다. 바꿔 말해서, 이 팬픽에서는 로넌에 대한 해석이 다른 작가들과 다르고 현대물 AU에 등장하는 어엿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다.

4. 로넌과 마찬가지로 존의 성격도 오리지널티가 강하다. 하지만 굉장히 마음에 드는 설정이었다. 존은 젊었을 때부터 자신의 인생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로 살아왔다. 솔직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하는 말은 반이 거짓말이다. 낸시와의 결혼도 실패했다. 존이 유일하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자신의 것이 되길 바랐던 사람은 잭이었다. 하지만 잭은 존이 아닌 샘과 다니엘을 선택했고 존은 계속 망가진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 그런데 로드니의 말대로, '이제 중년이고 누군가가 필요해진' 존의 앞에 로넌이 나타나게 된다. 처음에 존은 자신보다 열 살이 어린 로넌을 가볍게 대하지만 그 무렵 로넌은 존에게 끌리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이 자게 되고 그 때부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간다.

로넌의 경우, 처음으로 같이 자본 남자가 존이었다. 존은 가끔 상사다운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로넌이 존에게 끌렸던 이유는 그가 재미있는 인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알콜중독자 특유의 어딘가 감싸주고 싶은 모습, 상대방이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자신이 돌봐주고 지켜줘야 할 것 같은 강한 모성애를 느끼는 것이다.

존에게 로넌은 처음에는 잭을 잊기 위한 존재였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잭에 대한 애정은 한 번도 보상받은 적이 없었던 반면에 로넌은 계속 존의 곁에 있으면서 그를 원했고, 점점 존은 진심으로 로넌을 좋아하게 된다. 심지어 자신이 거짓말을 많이 해서 로넌이 싫어할까봐, 자신이 더 이상 로넌에게 흥미있는 존재가 아니게 될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5. 나는 워낙에 존 총수에 환장한 인간이지만 팬픽에서 존이 잭을 짝사랑하는 걸로 나오는 설정을 굉장히 좋아한다. 거의 유일하게 존이 개기지 못하는 상관이 잭이 아닐까 싶다. 어쩌다가 한 두번 자는 일은 있어도(잭에게는 원나잇, 존에게는 기다리고 기다려온 순간) 결국 잭의 OTP는 샘 아니면 다니엘이니까. 그리고 남겨진 존은 로드니가 거둬가든지, 캠이 거둬가든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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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페르 at 2009/09/17 01:44

    이런 소설이 묻혀있었다니...!! 안타까우면서도 지금이라도 클라삥님 덕분에 보게 되어 감격스러울 따름...진짜 출판사 AU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그것도 로난이 '코난 더 바바리안'으로 나오지 않는 현대물 AU라니...그저 기뻐서 눈물만 흘리지요ㅠㅜ

    솔직히 로난이 직선적인 걸 좋아하고, 협상보다는 총으로 해결하는 더 좋아한다는 걸 드라마에서 워낙 강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거의 모든 팬픽에서 로난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Slash, Gen, het을 통틀어 대부분의 팬픽에서 로난은 근육바보로 등장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글..되게 좋습니다ㅠㅜ 로난의 캐릭터가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이어서 좋았어요. 저로써는 저 팬픽에서의 로난이 평소의 '츄이'일 때보다 좀 더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능..

    아무튼 남겨진 피폐한 상태의 존을 로드니나 캠이 거둬가서 돌봐주는 건가연...그거, 그거 정말 바람직한데요'ㅁ'd

    • Commented by BlogIcon 클라삥 at 2009/09/17 22:03

      메이저 팬덤이라도 커플링이 마이너일 경우에는 묻히기 쉬운 현실...생각해보면 언제나 이랬지요...저만해도 SPN에서 딘/카스티엘은 안보는걸요...;;;

      그리고 McShep이 아닌 커플링으로 이런 장편이 나온다는 것도 드물잖아요? 게다가 주인공이 로넌이라니! 드라마의 로넌과는 다르면서도 현대물 AU에 어울리는 입체적인 성격! 정말이지 덜 '근육바보'스럽고 더 '일반인'다워지니까 글의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사실 외모도 평상시의 제이슨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드라마와 똑같은 모습으로 나오더라구요~

      이 팬픽의 존은 로넌이 기르는 세 번째 고양이가 되는 걸로 만족합니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