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삥's notes: 그저께 올린 분량이 너무 적어서 이번에는 좀 분발해 봤습니다. 그래봤자 이번 장면에서는 로건의 등장이 거의 없네요. 자세히 읽어주셔야 할 듯...쿨럭...;;;
[X-MEN] 'That Look' Part 2a
팔이 아파왔다. 아무래도 야외수업용 칠판을 새로 사야 할 것 같다. 스캇은 작게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삼각함수공식을 써내려가는 동안 자꾸 흔들리는 칠판을 왼손으로 받쳐가면서 팔의 고통을 애써 잊어보려고 했다. 칠판의 울퉁불퉁한 표면 때문에 분필을 쥐고 있는 다친 오른팔이 더욱 아파왔다. 그도 좋아서 고통을 참고 있는게 아니었다. 단지 아스피린 이상의 강한 약은 먹을 수가 없을 뿐이다. 그건 자신의 돌연변이 힘 때문도 책임감 때문도 아니었다. 약기운에 빠져서 정신이 둔해지도록 놔둘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서머즈 선생님,” 좀처럼 듣지 못했던 목소리였다. 그는 뒤로 돌아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그 뜻밖의 인물은 창백한 얼굴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 아이였다. 개빈은 돌연변이들만 다니는 이 학교에서도 그리 잘 적응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스캇은 아직까지도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하는 중이었다.
“왜 그러니, 개빈?” 그가 응답했다.
"선생님, 피를 흘리고 계시는데요.”
여학생들 중 한명이 일어나, 깜짝 놀란 듯 헉하는 소리를 냈다. 스캇은 그녀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그녀는 털썩하는 소리를 내며 도로 자기 자리에 앉았다. 그런 다음 그는 입고 있던 스웨터의 소매 끝을 내려 보았다. 이렇게 밝은 색 옷을 입고 오는게 아니었는데. 거무스름한 얼룩이 원래 붕대에 감겨져 있어야 할 옷 부분의 위를 따라 퍼져있었다.
스캇은 한숨을 쉬며 교실 앞에 있는 테이블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슬쩍 문 위에 걸린 시계를 쳐다봤다. 어쨌든 수업도 거의 다 끝나갈 무렵이었다. 두 줄로 앉아있던 걱정하는 빛이 역력한 얼굴들이 뒤로 돌아 그를 바라봤다. 그들은 단체 행동이 뭔지를 알고 있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숨길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스캇은 십대들이 머리가 나쁘다는 생각을 절대 하지 않았다.
“알려줘서 고맙다, 개빈,” 그는 침착하게 말했다. 한동안 소년의 눈을 응시하며 그는 개빈이 놀랍도록 성숙한 기질을 가졌다는걸 알 수 있었다. “어제 체육관에서 사고가 있었단다. 그래서 급히 상처를 꿰매야 했어.”
"끝내준다! 꿰맸다구요?” 세인트 존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는 십대소년답게 스캇의 상처에 더 관심이 많았다. “몇 바늘이나 꿰맸어요?” 스캇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다시금 냉정을 되찾았다. 아이들에게 수업외의 것을 가르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는 테이블 한쪽 끝에 앉아서 아이들을 두루 훑어보았다. 이야기를 경청하도록 말이다.
“상처를 꿰매는 건 끝내주는 일이 아니야, 존,” 그는 입고 있던 가디건의 단추를 푸르며 차분하게 말했다. 그리고 팔에 감은 붕대가 벗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옷을 벗었다. “더럽게 아프거든.” 몇몇 아이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아이들 앞에서 거의 욕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스웨터 안에 중간 계통 색의 티셔츠를 입었기 때문에 소매가 길게 내려오질 않았다. 어떤 아이들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이제는 일어서 있었다. 붕대는 팔 아래까지 풀려 있었고 테이프는 있어야 할 곳에 없었다. 수업을 하다 보니 자꾸 옷에 닿아서 테이프가 거기에 붙어버린 것이다. 상처가 제일 깊었던 팔꿈치 제일 아래 부분에 피가 젖어 있었다.
스캇은 손을 뻗어 테이블 위의 휴지상자를 집은 다음 거기서 휴지 몇 장을 꺼내어 두껍게 하나로 포개었다. 그는 허벅지 위에 휴지뭉치를 올려놓고 바로 솜처럼 만든 뒤 옷에 매달려 있던 테이프를 집었다. 그리고 붕대를 몇 번 잡아당겨서 여러 장으로 찢었다. 그 모습을 보던 아이들은 작게 숨을 내쉬거나 비위가 상한 듯한 신음 소리를 냈다. 그러다 바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상처가 드러나자 마침내 여러 군데에서 헉소리가 나왔다. 역시 그의 생각이 맞았다. 그가 아래 부분의 실을 잡아 뺐더니 상처 틈사이로 계속해서 피가 스며나오고 있었다.
“스물여섯 바늘이야, 존. 네 질문에 답하자면 말이다,” 혹시 다른 것들을 건드리지는 않았나 보기 위해 그는 나머지 실들을 확인하면서 말했다. 다른 부분은 잘 봉합되어있는 것 같았다. 그는 휴지뭉치를 집었다. 그리고 너무 세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 휴지뭉치를 피가 나오는 부분에 눌렀다.
그는 고개를 들어 다양한 반응들을 살펴봤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겁을 잔뜩 먹은 채로 보고 있었다; 몇몇은 토할 것처럼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키티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개빈은 그의 팔보다도 얼굴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한동안 소년의 시선을 계속 마주하다가 나머지 아이들을 훑어보았다.
“어떤 일을 하다보면 이렇게 될 수도 있단다,” 그는 낮고도 곧은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너희가 싸움을 하다보면 다칠 수도 있다는 소리야. 아무리 훈련을 많이 한 사람이라도 말이지.”
“어째서 싸움을 하는 거죠?” 바비 드레이크가 물었다. 그는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바비의 부모는 그를 이 학교에 보냈다. 바비는 여전히 돌아갈 집이 있는 것이다. 키티도 그랬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둘 같은 처지가 아니었다. 스캇은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교실주위를 둘러봤다. 쥬빌리는 LA의 거리에서 구출해 온 아이이다. 로그는 집에서 도망쳐 나온 상태이다. 세인트 존의 부모는 그를 이곳에 보냈지만 다시 그를 받아줄 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개빈도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너희는 싸움에 말려들 수도 있기 때문이야,” 스캇은 한명 한명의 눈을 바라보며 그 점을 인식시켰다. 로그는 가벼운 울음이 터져 나오려고 하자 손으로 입을 가리었다. 그는 아직도 그녀가 자유의 여신상 사건에 관한 악몽을 꾸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역시 악몽을 꿨었다.
“로건이 그런거 맞죠?” 로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스캇은 그녀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중요한건 그게 아니란다. 너희가 알아주었으면 하는건 싸움은 놀이가 아니라는 거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이지. 우리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반드시 필요할 시에만 싸워야 해.”
“하지만 선생님은 싸우셨잖아요,” 개빈이 옅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했다. 그는 또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스캇은 그의 시선을 받아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는 짧게 답했다. 그때 문이 열렸고 그는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오로로를 쳐다보았다. 붕대가 풀린 그의 팔을 보자 그녀의 두 눈이 커졌지만 그녀는 놀라지 않고 다가왔다.
“이제 역사수업 시간이야, 얘들아,” 그녀는 아이들에게 와서 말했다. 학생들은 못미더운듯 투덜거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잡담시간은 끝이 났다. 그녀는 스캇의 옆에 멈춰서서 자신의 책과 서류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의 팔을 힐끗 보면서 말이다.
“다시 진한테 가보는게 좋겠어,” 걱정이 가득한 짙은 눈빛으로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그녀는 수다를 떠는 아이들을 흘끗 쳐다봤고 스캇은 알았다는 듯이 끄덕였다. 그녀는 안심한 것 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녀도 이번 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바라는 대로의 일처럼 보이지 않아도 그녀는 알아서 잘 대처할 것이다.
스캇은 일어서서 그녀를 향해 미소 지었다. “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어,”
저녁 식사 시간에 스캇은 호기심 많고 우러러보는 추종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진은 그 모습을 보고는 즐거워했다. 한 무리의 남자 아이들이 그의 상처와 뭘 하다가 다쳤는지에 관한 질문을 잔뜩 해댔다. 그는 느긋하게 대부분의 질문에 답하다가 의사의 소견이 필요한 듯한 질문이다 싶으면 그녀에게 넘기었다. 그가 자세하게 말하지 않은 단 한 가지는 어쩌다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다. 로건이 무서운 얼굴로 멀찍이 테이블 끝에 앉아 그들을 보고 있었다. 그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집중하면서 밥을 먹고 있었다. 스캇은 그를 무시했다.
아이들을 돌려보낸 뒤에야 겨우 그들은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오로로는 스캇이 염려스러웠다.
“오늘 수업 빼먹게 해줘서 고마워,” 그녀가 장난끼 있는 어투로 말했다. “애들이 싸움에 관한 모든 걸 알려달라고 하지 뭐야. 갑자기 전쟁사 입문 수업으로 바뀌었다니까. 교과서를 전부 새로 바꿔야 할지도 몰라.”
“미안해, 피가 나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어,” 스캇이 그녀를 보고 씨익 웃었다. 그녀는 미소를 띄우더니 더 이상 즐겁지 않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진지한 태도로 돌연하더니 갑자기 접시 위의 샐러드를 둘 쑤시기 시작했다. 마치 그녀가 지키고 있지 않으면 토마토들이 달아나 버릴 것 같았다.
“당신이 개빈과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아,” 잠시 뒤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말투에서 뭔가 문제가 있음이 느껴졌다. 스캇은 즉시 정신을 차리고 놀란 표정으로 진을 바라봤다. 그녀는 으쓱하며 동시에 자신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무슨 일인데?”
“그냥 가서 얘기 좀 해봐. 수업 시간에 그 애가 좀...신경쓰이는 질문을 했거든.”
“그래?” 의아하다는 듯이 눈썹을 올리며 그가 말했다. 오로로는 쉽게 평정을 잃지 않았지만 불편한 기색이 보였다. 스캇은 교수가 있는 테이블을 바라봤다. 그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할 뿐이었다.
//개빈은 착실한 아이야, 스캇.// 교수가 텔레파시로 말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난 아이들의 생각을 엿보는 걸 좋아하지 않아. 내가 보기엔 오로로의 충고대로 오늘 밤 그 아이에게 가보는게 나을 것 같네.//
그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로건이 인상을 찌푸리는 것을 알아챘다. 울버린은 아직도 텔레파시를 주고받는 걸 불쾌해 했다.
“네 말대로 할게, 오로로.”



이번에도 잘 읽었습니다. 정말, 정말, 정말, 신기할 정도로 많은 분량입니다, 저에게는. 이렇게 많은 분량을 이렇게 빠른 시간에 해석하시다니! 또다시 새삼 놀랍네요. 오늘 밤 개빈과의 만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두근두근. 성난(?) 울버린씨 정말 멋지셔요! 아휴.. 근데 정말.. 정말.. 재밌네요..ㅋㅋ 그리고 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홈페이지 정말 이뻐요!
뭐랄까...눈으로는 이미 몇번이고 읽은 작품이라서요. 그리 어렵지 않은 문장들이라면 금방 작업할 수 있답니다. 하하하, 홈페이지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제가 만들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요...orz
영어로는 읽었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한글로 읽으니 정말 좋군요. ㅠ.ㅠ 게다가 좋아하는 글이라서 더욱 그래요. 항상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아이~허접한 실력이라 감히 번역이라고 할 수도 없사와요...늘 원작자님께 죄송한 마음입니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