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dom : Sharpe
Rating : G
클라삥's notes : 영국의 국민 드라마 'Sharpe'의 팬픽입니다. 주인공 리처드 샤프 역을 숀 빈이 연기하여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숀 빈의 인기가 상당하여 관련 동인사이트가 많은데 국내에서는 상당히 마이너라 슬픕니다. 샤프 팬픽의 제목은 전부 '샤프의 OO'가 될 듯.
[Sharpe] 샤프의 내기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마을의 한 선술집은 그날 치뤄진 전투의 승리감에 도취된 영국군들로 가득했다. 현재 상황을 말하자면 승리보다는 술에 취했다고 말해야 옳지만 만이다. 특히 뛰어난 대원들로 모인 샤프의 'Chosen Men'은 이번에도 부상자없이 전투에서 활약했다. 사실상 이들은 무능한 상부의 지시보단 자신들의 대장인 리처드 샤프만을 따라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남자는 누구보다도 통솔력이 뛰어났고 또한 작전수행능력도 우수했다. 이미 그의 명성은 자자했지만 대원들로 하여금 그를 대장으로써 존경하게 만드는 사실은 그가 항상 부하들의 입장에서 생활하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자신 또한 천민출신이기에 그들과 똑같이 행동하는건 그에게 당연한 일이었고 이것은 자기 몸 사리기에 급급한 귀족출신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제 적당히 그만할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sir,"
샤프는 분명 모두와 같은 수준에서 승리를 만끽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비워버린 많은 술통이 뒹굴고 있었고 그 사이에 샤프와 그의 'Chosen Men'이 있었던 것이다. 모두가 취해있었고 샤프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일랜드 출신의 독실한 신자라는 이유로 하퍼만이 제정신으로 샤프를 챙기고 있었다.
"그만 숙소로 돌아가시는게 어떨까요, sir."
"가려면 자네나 가, 하퍼. 난 지금 모두와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고."
샤프의 발음은 이미 꼬여있었다. 모두라고 해봤자 지금까지 술을 마시고 있는건 몇사람 뿐이었고 샤프도 이제 한계에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게 해서는 안된다는게 이성적인 하퍼의 생각이었다.
"내일 아침일찍 웰링턴 장군께 보고하러 가셔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가서 자두지 않으면 내일 당신의 몰골이 말이 아닐겁니다."
"쓸데없는 걱정...하지마, 날 그냥...흐응...내버려 두라고..."
샤프는 언제나 하퍼가 옆에서 챙겨주려하는걸 싫어했다. 자기일은 스스로 하자는 주의였지만 그는 전투에 관련된 일을 하는것만큼 자기 생활에 꼼꼼한 성격이 아니었다. 그래서 하퍼가 옆에 있기에 자신이 지금까지 별다른 불편없이 지내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자각이 알콜을 다량 섭취했을시엔 거의 사라져버린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샤프는 고집센 상관일 뿐이었다.
"당신이야 말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고 있어요, sir. 벌써 자기 주량을 넘었는데도..."
"누가!? 아직이야!! 난 더 마실수 있다고!!!"
하퍼의 말에 샤프는 술잔을 테이블위에 크게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두뺨은 발그스레 달아올라 있었고 입은 삐죽거리며 불만을 토로했다. 게슴츠레하게 뜬 초록빛 눈동자가 자신을 향해 항의하자 하퍼는 머리속에서 무언가가 떠올랐다. 아마 지금의 이 사람에게는 통할 무언가가 말이다. 신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악한 미소를 띈 하퍼가 샤프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입니까, sir?"
"당연하지!! 날 뭘로 보는거야, 너!?"
"이런 일에는 내기가 필요하죠...안그렇습니까, sir?"
"내기?"
샤프의 눈썹이 위로 올라가며 물었다. 그는 여전히 반쯤 취해있는 상태였다. 하퍼는 마치 이브를 꼬시는 뱀처럼 그에게 속삭였다.
"그래요. 당신이 아직 더 마실수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저기있는 해그먼과 누가 더 버티나 내기를 하는 겁니다."
과연 그들사이에서 아직 제정신인 인물이 하나 더 있다면 그건 해그먼이었다. 이 나이든 유능한 사격수는 연륜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체질인지 술에는 대단히 강했다.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마실때마다 그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술이 들어간다는는걸 나머지 대원들은 알고 있었다. 단, 샤프만 빼고 말이다. 그점을 하퍼는 잘 이용하고 있었다.
"당신만 좋다면 해그먼은 응할겁니다. 하시겠습니까, sir?"
"흥...좋아. 하도록 하지, 하퍼."
아마도 샤프는 이번 기회에 상관으로써의 위상을 높일 장작인듯 했다. 물론 주로 하퍼에게 말이다.
"그럼 내기 조건은...진 사람이 라모나의 옷을 입는걸로 하죠."
대단히 황당하고 어찌보면 불쾌함에 가까운 조건이었다. 그러나 하퍼는 알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일도 이 사람에겐 통할 것이라는 사실을. 샤프는 잠시 주춤하는것 같았으나 예상대로 거부하지는 않았다.
"하긴...해그먼은 장발이기도 하니까 잘 어울릴거야~하하하~"
이 사람은 이미 자신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었다. 모른다는건 얼마나 행복한것인지 그의 얼굴이 바로 그 짝이었다. 충실한 부하답게 대장의 승리를 확신시켜준후 하퍼는 해그먼에게로 다가가 이 내기에 대해 설명했다. 해그먼은 하퍼의 의도따위 묻지도 않고 흥쾌히 이 승부를 받아들였다. 곧 두 사람을 위한 테이블과 술통이 준비되었고 그들을 둘러싼 구경꾼들도 생겨났다. 대부분 군인인 그들은 어떤 이는 샤프를 응원하기도 어떤 이는 해그먼을 응원하기도 했다. 만약 그들이 내기내용을 알았다면 분명 어느 한쪽으로 응원이 편중되었을 것이다. 하퍼는 굳이 거기까진 말하지 않고 승부를 진행시켰다. 잔을 비울때마다 바로바로 술이 채워졌고 삽시간에 그들은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게 되었다. 그러나 들어갔으면 나오는게 있는법, 샤프는 순간 밀려드는 구토감에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여기서 토해버리면 해그먼이 이기게 된다. 천성적으로 승부근성이 강한 그는 손을 떼고 다시 술잔을 입에 대려 했다. 그전에 잠깐 해그먼의 상태를 보기 위해 슬쩍 눈을 떠보니 마치 한잔도 마시지 않은양 너무도 멀쩡한 해그먼이 눈에 들어왔다. 이 사실은 샤프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고 이로인해 구토감은 더 심해졌다.
"욱..."
"괜찮으십니까, sir?"
하퍼가 얼른 곁에 붙어서 물었다. 주위에서는 샤프의 상태와 앞으로 내기를 더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자기들 끼리도 승자에 대해 내기를 한 모양이다.
"계속할까요, sir?"
맞은편에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해그먼이 물어왔다. 그러나 샤프의 대답대신 하퍼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이상 술이 들어가는건 무리였다. 지금 그는 간신히 구토를 참고 있는게 전부였다. 그러자 승자는 자연히 해그먼으로 결정이 됐다. 승부가 끝나자 그들은 모두 자리를 정리하고 숙소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숙련된 군인이라는건 이럴때를 말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걷는것도 무리인듯한 샤프는 하퍼의 등에 업히는 신세가 됐다. 하퍼는 차가운 밤공기따위 술로 인해 뜨거워진 몸덕분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누구누구의 알싸한 입김이 후두부 근처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샤프는 숙취로 깨질듯한 머리를 붙잡고 침대끝에 앉아 신음하고 있었다. 웰링턴 장군과의 면담때문에 일어나긴 했지만 그것만 아니라면 침대에 하루종일 몸을 묻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이마에 손을 갖다대고 정신을 집중하려고 했지만 몸의 피로와는 별개로 무의식중에 샤프에게 압박을 주고 있는것이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 생각내려하면 할수록 두통이 심해져서 샤프의 아침 기분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때 하퍼가 제 시간에 맞추어 숙소에 찾아왔다.
"일어나셨습니까, sir?"
활기찬 하퍼의 목소리와는 달리 샤프는 목구멍 안쪽에서 겨우 힘들주어 대답할 수 있었다.
"좋은 아침, 패트릭."
"좋은 아침입니다, sir. 잠은 잘 주무셨습니까?"
"아아...다음부턴 때려서라도 날 말려줘, 하퍼."
하퍼는 만약 그랬다간 엄청난 난투극이 벌어질거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곧 언제나와 같이 샤프가 할 세수와 면도준비를 마쳤고 미지근한 수면에 두손을 담그려던 샤프는 하퍼의 손에 하얀 꾸러미가 들려 있는걸 보았다. 그는 양미간을 찌푸리며 하퍼에게 물었다.
"그건 뭐야, 하퍼?"
"라모나의 옷입니다, sir"
언 제부터 라모나의 옷을 가지고 다니는 취미가 생겼냐고 물으려던 샤프는 돌연 가슴이 턱하고 막혀오는게 느껴졌다. 방금전 하퍼가 뱉은 말은 방금전까지 샤프를 괴롭히고 있던 무의식의 근원임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샤프는 온몸으로 공포를 느꼈다. 자신은 지금 아군의 진영, 그것도 본인의 숙소, 가장 믿는 친구의 옆에 있는대도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은 욕구에 휩싸였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하퍼는 더욱 충격적인 말을 이어갔다.
"어제 해그먼과 한 내기, 기억하시죠, sir?"
기억할 턱이 없었다. 그러나 공포로 인해 숙취가 점점 사라져갔고 어제는 없었던 이성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즉, 방금 하퍼가 말한 내기를 자신이 한 것같은 기억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라모나에게 들키지 않고 몰래 가져오느라 힘들었어요, sir"
그럼 가져오지 않으면 되잖아! 하고 샤프는 속으로 외쳤다. 뭐하러 그런 위험까지 감수해가며 그녀의 옷을 가져올 필요가 있었단 말인가, 이 남자는!
"하,하퍼...어제는 내가 말야...너,너무 취해서..."
"하지만 내기는 내기입니다, sir"
"그렇다면...명령이다, 하퍼. 그 내기는 없었던 것으로 하도록."
이렇게 되면 상관으로써 실력행사다. 좀 치사한 방법이라는건 알고 있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하퍼는 잠시 아무말도 없더니 이윽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샤프의 양심에 일격을 놓았다.
"남자들만의 약속이었는데...모두가 기대하고 있었는데...아마 해그먼은 대단히 실망할지도..."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는 말은 뻥이었다. 이 내기에 대해 알고 있는건 해그먼정도 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하퍼는 샤프의 내면안에 있는 Chosen Men에 대한 애정과 남자로써의 책임을 은근히 들먹였다. 그의 연기력에 샤프는 제대로 반박도 할 수 없었고 서서히 대장으로써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죄의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입기만 하면 되는건데..."
"정말...입기만 하면 되는거야?"
하퍼는 속으로 쾌재를 불었다. 그의 상관은 자신의 예상대로 움직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요, sir"
"...알았어."
샤프는 하퍼의 손에서 라모나의 옷을 얼른 낚아채듯 가져갔다. 옷을 바라보는 그는 정말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는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눈딱감고 얼른 해치우면 된다는 생각에 원래 입고 있던 옷을 훌렁훌렁 벗어버리고 있었다. 물론 곁에 하퍼가 있다는 생각따위는 염두해 두지 않는듯 했다. 윗옷을 벗자 샤프의 하얀 상체가 드러났다. 만지면 무척 부드러울것 같은 살결이 그의 몸을 감싸고 있었고 등의 채찍자국은 이제 옅은 장미빛 흔적으로 남아있었다. 이제 샤프가 바지에 손을 가져가자 하퍼는 바지는 벗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 말을 할 틈도 없이 바지는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Sir..."
"뭐야?"
"어째서...속옷을 입지 않고 계십니까?"
당연히 있어야 할것이 자리에 있지 않자 하퍼는 그 자리에 굳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와는 달리 샤프는 별 대수롭지 않다는듯 답했다.
"지난번에 빤것이 아직 덜 말랐거든. 자네도 알잖아, 요며칠 날씨가 최악이었던거."
매우 알아듣기 쉬운 이유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정도 계급의 소유자가 할 만한 짓은 아니었다. 물론 샤프의 이런 격식을 차리지 않는 행동들이 모두에게 인기있는 이유기도 했지만 부관인 하퍼는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찔해옴을 느꼈다. 만약 자신이 부관이 아니었다면 이 사람의 정조는 과연 무사할 수 있었을 것인가!? 자신의 인내심에 새삼 감탄하고 있을때쯤 샤프는 그 하얀 엉덩이를 뒤로 보이며 라모나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잘빠진 두다리가 옷자락 안으로 들어가자 그 다음부턴 원피스의 특징상 옷을 위로 끌어올리기만 하면 되었다. 샤프는 더이상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옷주위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아직 묶지 않은 끈이 샤프의 등뒤에 남아있었고 거기에 하퍼가 살그머니 다가가 손을 대었다.
"도와드릴까요, sir?"
"뭐? 아직 뒤에 뭐가 남아있어?"
"끈입니다. 묶지 않으면 다시 흘러내릴거예요."
말하는 와중에 그는 구멍 안에 끈을 넣고 있었다. 사선으로 이어지는 모양이 되게 끈을 맨 위의 구멍 안에 넣고 나서 단단하게 묶으면 끝이었다. 하지만 샤프는 여자의 옷은 처음 입어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여자들이 어떤 식으로 옷을 입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그래서 하퍼가 끈을 잡아당기자 가슴이 꽉 죄이는 느낌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짓이야, 하퍼!?"
"예? 이게 입는 방법입니다만...."
입는 방법이란 말에 샤프는 갑자기 몸을 돌려 금새 화가난 얼굴로 말했다.
"숨도 제대로 못쉬겠어! 이래가지고 어떻게 입으란 말야!?"
"원래 그런거예요, sir. 입어보진 않았어도 수십번이나 벗겨봤을텐데..."
"시,시끄러워!! 하여간 난 못해! 이렇게 불편한걸 입으라니 말도 안된다구!"
질렸다는듯 샤프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의 큰 보폭은 긴 치마자락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조심하세요, sir~!!!"
하퍼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샤프는 옷자락을 밟고서 멋지게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의 먼지가 뽀얗게 공기중으로 날아 올랐다. 그리고 찾아온 잠시간의 침묵. 정신을 차린 하퍼가 혹시라도 뇌진탕에 걸렸을까봐 엎어진 샤프에게 달려갔다.
"어디 다친곳은 없으십니까, sir!?"
하퍼는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곧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샤프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손을 바닥에 댄체 상체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샤프의 텐트 입구가 걷히며 아침햇살이 안으로 들어왔다. 눈부신 후광을 받으며 그 앞에 서있는것은 영국군에게 태양만큼이나 존경받고 있는 웰링턴 장군이었다.
"자...장..."
너무나 의외의 인물의 등장에 샤프와 하퍼는 멍청히 고개를 들어 장군을 바라봤다. 완고한 그의 얼굴은 평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지만 그 시선만은 두 사람을 나란히 훑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입을 열었다.
"보고할 시간이 됐는데도 오질 않길래 내가 직접 찾아와봤네, 샤프."
"아, 저..."
"그런데...자네들에게 그런 취미가 있었는지 몰랐군."
"예?"
장군의 말에 샤프와 하퍼는 지금 자신들의 모습으로 눈을 돌렸다. 미처 끈을 다 묶지 못한 상태에서 엎어지는 바람에 옷의 윗부분이 다 내려온 샤프. 그리고 그런 샤프의 뒤에 위치하고 있는 하퍼. 그들은 마치 중요한 순간을 방해받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샤프는 지금 자신이 여자옷을 입고 있는걸 웰링턴에게 들키자 화끈 얼굴이 달아올랐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한다 한들 장군에겐 변명으로 들릴것이 뻔했기에 샤프의 얼굴은 울음을 터뜨릴것 같이 변하고 있었다.
"그럼, 샤프. 되도록 빨리 끝내고 보고하러 오도록."
이 말을 끝으로 웰링턴은 샤프의 텐트를 나갔다. 장군이 걸어가는 소리가 사라져갈때쯤 하퍼가 말했다.
"다행이네요. 전 군법회의에 불려가면 어쩌나 했어요, sir"
샤프는 그 자리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윽고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그의 눈동자는 분노의 불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오해인가? 여자옷을 입고 그것도 부하와 밀애를 즐기는 모습이라니! 게다가 그는 일개 병사도 아니고 최고 지휘관이었다. 샤프는 자랑스런 영국군으로써의 명예가 산산조각나는것만 같았다.
"그나저나 이 옷은 이제 무리군요. 다른 옷으로 가져다 드릴까요, sir?"
"........"
그 이후 샤프의 텐트를 나온 하퍼의 얼굴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최악의 아침을 맞은 리처드 샤프는 웰링턴 장군의 숙소앞에서 몇십분동안이나 고민하다가 겨우 들어갔다고 한다.
END



